솔직히 제가 두통으로 수술대에 누웠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주변에서 "직장생활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는 말을 듣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중국의 24세 리만이라는 여성이 뇌성마비를 가진 채로 임신을 준비한다고 밝혔다가 온라인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유전되면 어쩌려고 하냐", "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가 받을 심리적 압박을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제 수술 이후 경험을 돌이켜보면, 다른 사람들이 정한 '정상'의 기준이 과연 옳은 건지 의문이 듭니다

뇌성마비와 출산 능력의 의학적 관계
리만은 출생 시 산소 결핍으로 뇌성마비(Cerebral Palsy)를 얻었습니다. 뇌성마비란 뇌 발달 과정에서 손상이 생겨 운동 기능과 자세 조절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뇌성마비가 지적 능력이나 생식 능력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산부인과 전문의 차오웨이는 "뇌성마비 자체는 생식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다만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임신 과정과 출산, 육아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리만과 그녀의 남편은 이미 병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의사로부터 "유전적으로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제가 머리 수술 후 회복하던 시기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을 텐데 직장 복귀가 가능하겠냐"고 걱정했지만, 저는 한 달쯤 지나자 충분히 회복되어 직장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수술 전 체력이 금방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준 부분도 많았습니다.
리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가능성"과 "우려"를 근거로 그녀의 선택을 비난했습니다. 이런 태도는 과학적 근거보다 편견에 기반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온라인에서 쏟아진 비난과 사회적 편견
리만이 소셜미디어에 임신 준비 영상을 올리자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억 4천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그 관심의 상당 부분은 부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개인적 욕구를 위해 아이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학부모 모임이나 운동회 때 아이가 받을 심리적 압박을 생각했느냐"는 식의 댓글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반응을 보면서 저는 제가 수술 후 직장 복귀를 망설이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저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두려움이 컸거든요.
리만은 12월 18일 자신의 계정에 반박 영상을 올렸습니다. "제가 뭘 잘못했나요? 저는 그냥 아이를 갖고 싶을 뿐입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의료 검진을 받았고, 의사로부터 유전적 위험이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 걸음씩 준비하면서 아이를 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리만은 임신 관련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의 재생산권(Reproductive Rights)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생산권이란 개인이 자녀를 가질지 여부와 시기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본적 인권을 의미합니다
제 생각에 이런 비난의 핵심은 "장애인은 부모가 될 자격이 없다"는 무의식적 편견입니다. 물론 걱정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써보니 걱정과 간섭 사이의 경계는 매우 모호합니다.
부모 자격과 장애인 인권의 균형점
리만의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녀가 이미 상당한 성취를 이룬 인물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차별과 조롱을 견뎌냈고, 할머니의 노력으로 특수교육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왼손 포환던지기에서 재능을 발견해 2021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현재 리만은 소셜미디어에서 23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요리하고 화장하고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공유하며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소개글에는 "비록 다르지만, 저는 빛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런 배경을 보면 리만이 아이를 책임질 능력이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오히려 문제는 사회적 지원 체계의 부재입니다. 장애인 부모를 위한 육아 지원, 보조 기구, 커뮤니티 네트워크 같은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많은 우려가 해소될 수 있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제가 수술 후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직장에 복귀할 수 있었던 건, 주변의 이해와 배려 덕분이었습니다. 리만에게도 똑같은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의 경우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 장애인 중 기혼자 비율은 약 58.3%에 달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자녀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많은 장애인 가정이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리만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는데도 사회적 편견으로 개인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 정당한가?
- 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가 겪을 어려움은 누구의 책임인가? 부모인가, 사회인가?
- 우리는 '정상'의 기준을 누구에게서 배웠으며, 그 기준은 과연 합리적인가?
맺음말
정리하면, 리만의 출산 준비는 개인의 권리이자 선택입니다. 의료진의 진단과 부부의 준비 상태를 고려할 때, 외부에서 그녀의 부모 자격을 함부로 판단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느낀 건, 타인의 걱정보다 본인의 의지와 준비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리만 역시 충분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일 것이고, 그녀가 어떤 어려움을 만나든 한 걸음씩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비난이 아니라, 장애인 부모가 안정적으로 육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참고: home World News China Influencer With Cerebral Palsy Faces Backlash For Wanting To Have A Ba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