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아이의 재활 치료를 처음 시작했을 때, 동기가 이렇게 중요한 요소인지 몰랐습니다. 그냥 열심히 운동하고 반복하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가 치료실에서 집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아이가 하고 싶어 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걸요. 최근 뇌성마비 아동 재활 연구를 살펴보니, 동기(motivation)가 치료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히는데도 정작 임상 현장에서는 제대로 측정조차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025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단 9개 연구 109명만이 동기 관련 지표를 명확히 평가했고, 측정 도구도 제각각이었습니다

뇌성마비 재활에서 동기 측정이 사라진 이유
제가 여러 치료실을 다니며 느낀 건, 선생님들도 아이의 동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정작 이걸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신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부분 "오늘 아이가 잘 따라왔어요" 정도로 주관적으로 판단할 뿐, 구체적인 척도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PRISMA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된 이번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에서는 2013년부터 2025년까지 PubMed와 Scopus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연구를 전수 조사했습니다. 여기서 체계적 문헌고찰이란 특정 주제에 대한 모든 연구를 빠짐없이 수집하고, 엄격한 기준으로 질을 평가하여 종합하는 연구 방법을 의미합니다. 그 결과 총 161개 논문 중 최종적으로 9편만이 동기를 명확한 결과 지표로 포함했습니다. 대상 아동도 109명에 불과했고, 대부분 GMFCS(Gross Motor Function Classification System) I~II 수준, 즉 경증에서 중등도 운동장애를 가진 아이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적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동기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재는 도구가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연구들은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숙달동기(mastery motivation), 참여도(participation), 순응도(adher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등 서로 다른 개념을 '동기'라는 이름으로 뒤섞어 측정했습니다. 저 역시 처음 이 용어들을 접했을 때 헷갈렸는데, 쉽게 말해 모두 "아이가 얼마나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가"를 다른 각도에서 본 것일 뿐입니다.
연구의 질 평가에는 RoB 2 도구와 JBI(Joanna Briggs Institute) 체크리스트가 사용되었습니다. RoB 2는 무작위 대조 연구의 편향 위험을 평가하는 국제 표준 도구로, 무작위 배정 과정, 결과 측정의 눈가림 여부 등을 체크합니다. 평가 결과, 대부분의 RCT는 형식적으로는 낮은 편향을 보였지만, 동기 측정이 주로 보호자나 치료사의 주관적 평가에 의존했다는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현장에서 쓰이는 동기 측정 도구들
제가 알아본 바로는, 실제 임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도구는 DMQ(Dimensions of Mastery Questionnaire)였습니다. DMQ는 숙달동기를 측정하는 설문으로, 주로 보호자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여 평가합니다. 여기서 숙달동기란 아이가 스스로 어려운 과제를 해내려는 내적 욕구를 뜻합니다. DMQ는 6개월부터 19세까지 폭넓은 연령대에서 타당도가 검증되었고, 중등도에서 양호한 검사자 간 신뢰도를 보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직접 작성하다 보니 주관적 편향이 개입될 여지가 큽니다.
두 번째로 자주 쓰인 도구는 COPM(Canadian Occupational Performance Measure)입니다. COPM은 작업치료 분야에서 개발된 평가 도구로, 치료 목표에 대한 수행도(performance)와 만족도(satisfaction)를 점수화합니다. 제 경험상 COPM은 실제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얼마나 잘 해냈는지 매 회기마다 체크할 수 있어서 유용했습니다. 하지만 COPM은 엄밀히 말하면 동기 자체를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동기의 결과인 행동적 성과를 재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PRPS(Pittsburgh Rehabilitation Participation Scale)라는 관찰형 척도를 사용했습니다. PRPS는 치료사가 아이의 치료 참여도, 노력, 동기를 직접 평가하는 단일 항목 척도입니다. 그런데 이 도구는 원래 성인(20~96세)을 대상으로 검증되었기 때문에, 아동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SEAS(Self-Reported Experiences of Activity Settings), PVQ(Pediatric Volitional Questionnaire), BiGSS(Belief in Goal Self-Competence Scale) 등 다양한 도구가 쓰였지만, 연구마다 사용한 도구가 달라서 결과를 직접 비교하기 어려웠습니다. 주요 측정 도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DMQ: 보호자가 평가하는 숙달동기 척도
- COPM: 목표 수행도와 만족도 측정
- PRPS: 치료사가 관찰하는 참여도 평가
- SEAS: 아동 본인이 보고하는 활동 경험
- PVQ: 치료 중 의지적 행동 관찰 척도
표준화된 도구가 필요한 임상 현실
저는 아이가 손발 저림과 경직 때문에 힘들어할 때, 재활 치료를 계속할 수 있을지 불안했습니다. 아이 스스로 위축되고, 치료실에 가는 것조차 싫어하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때 깨달은 건, 아이의 동기가 떨어지면 아무리 좋은 치료 프로그램도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동기는 단순히 "재미"나 "즐거움"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과 학습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입니다. 여기서 신경가소성이란 뇌가 경험과 학습을 통해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뜻합니다.
연구에 포함된 논문들은 주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게임 기반 재활, 수정된 제한유도운동치료(mCIMT) 등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동기를 측정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기술 기반 치료가 아이들의 동기를 높인다는 점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정작 그 동기를 어떻게 잴 것인가에 대해서는 합의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연구는 아이의 자기 보고를, 어떤 연구는 부모의 평가를, 또 어떤 연구는 치료사의 관찰을 썼습니다.
이번 리뷰는 PROSPERO(국제 체계적 문헌고찰 등록 시스템)에 CRD420250651843로 사전 등록되었습니다. PROSPERO 등록이란 연구자가 연구 시작 전에 프로토콜을 공개하여 연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절차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엄격한 방법론을 적용했음에도, 포함된 연구 수가 9편에 불과하고 대상자도 109명뿐이라는 점은 이 분야 연구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GMFCS III 이상의 중증 아동은 거의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아이가 중등도 이상 장애를 가진 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연구가 우리 아이에게 얼마나 적용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동기를 측정하려면 아이가 어느 정도 인지 기능과 의사소통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중증 아동은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맺음말
저는 지금도 아이가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동기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연구자들은 "표준화되고 타당도 검증된 도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지만, 실제 부모와 치료사에게 필요한 건 복잡한 설문지가 아니라 간단하고 명확하게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앞으로 이 분야 연구가 단순히 도구 개발에 그치지 않고, 동기가 뇌 발달과 재활 성과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기전을 밝히는 쪽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래야 저처럼 매일 아이와 함께 씨름하는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테니까요.
참고: Licensee MDPI, Basel, Switzerland.